
10월이 되면, 10월만 되면 생각나는 영화가 있어요. 바로 트릭 어 트릿(Trick 'r Treat)인데요,
2007년 영화인데... 벌써 몇 번째 보는 건지 세기도 힘들 정도예요.
처음 본 게 2015년 할로윈 전날 밤이었거든요.
친구가 "이거 진짜 할로윈 영화 중에 최고야"라고 해서 반신반의하며 틀었는데, 그날 이후로 완전 제 인생 할로윈 영화가 됐습니다.
지금은 매년 10월이 되면 꼭 다시 보는 게 저만의 루틴이 됐어요.
트릭 어 트릿, 대체 어떤 영화길래?
마이클 도허티 감독이 만든 할로윈 호러 영화예요.
근데 재밌는 게, 2007년에 제작됐는데 개봉은 2009년에 됐어요. 그것도 극장 개봉이 제한적으로만 됐고요.
당시 배급사에서 이 영화를 어떻게 홍보해야 할지 몰랐다고 하더라고요.
일반 공포 영화치곤 분위기가 독특하고, 가족 영화로 보기엔 좀... 그래서 그냥 DVD로 먼저 나왔다고 해요.
근데 이게 입소문 타면서 지금은 할로윈 컬트 클래식이 됐죠.
러닝타임은 82분밖에 안 안돼서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길이랍니다.
근데 이 짧은 시간 안에 네 개의 다른 이야기가 교차하면서 진행돼요.
그리고 이게 다 같은 날 밤, 같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
솔직히 처음엔 각 이야기가 따로 노는 줄 알았어요. 근데 세 번째 볼 때쯤 깨달았죠.
아, 이거 다 연결돼 있었구나! 그때 소름 돋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영화의 구조와 네 가지 이야기
이 영화의 진짜 매력은 옴니버스 구조예요.
각 에피소드가 독립적으로 보이지만, 알고 보면 시간순으로 딱딱 맞아떨어지는...
이걸 발견하는 재미가... 진짜 쾌감이 장난 아닙니다.
에마의 이야기 - 할로윈 캔디를 거부한 대가
첫 번째 이야기는 할로윈 싫어하는 교장 선생님 에마 얘기예요.
이 사람, 할로윈 장식 다 치우고 문 두드리는 아이들한테 사탕도 안 줘요.
어렸을 때 우리 동네에도 이런 집 있었잖아요? 불 다 끄고 집에 아무도 없는 척하는 집.
근데 영화에서는 그 대가가... 음. 좀 무섭더라고요.
창문 너머로 샘이라는 작은 존재가 에마를 지켜보는 장면 있잖아요. 그거 진짜 섬뜩했어요.
할로윈 규칙 어기면 진짜 대가가 따른다는 걸... 확실하게 보여주는 에피소드죠.
학교 괴담 - 버스 사고의 진실
두 번째는 아이들이 할로윈 밤에 옛날 학교 버스 사고 현장 찾아가는 이야기예요.
30년 전 정신지체 아동들 태운 버스가 채석장에서 추락했다는 도시 전설을 다루죠.
처음 볼 땐 그냥 흔한 복수 이야기인 줄 알았어요. 근데 나중에 에마 이야기랑 연결되면서 진실이 밝혀질 때... 아, 진짜. 소름.
특히 아이들 중 한 명인 머시가 배신하는 장면? 그 반전은 예상 못 했어요.
친구가 옆에서 제 팔을 꽉 잡고 있던 게 아직도 기억나네요.
할로윈 파티 - 로렐의 비밀
세 번째 에피소드가 제가 제일 좋아하는 파트인데요!
로렐이라는 여자가 할로윈 밤 파티에서 운명의 남자를 찾는다는 설정으로 시작하거든요? 로맨틱하죠?
근데 중반부 반전이... 와...
친구 추천으로 이 영화 처음 봤을 때 이 에피소드에서 완전 놀랐어요.
로렐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 저도 모르게 "헐!"하고 소리 질렀던 것 같아요. 혼자 집에서 봤는데 말이죠. ㅋㅋ
할로윈 밤의 마법이랑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게 진짜 영리하다고 생각했어요.
늙은이의 전설 - 스티브 이야기
마지막은 할로윈 싫어하는 노인네 스티브 이야기예요.
이 사람이 호박 등(잭 오 랜턴)을 꺼버리는데, 이게 얼마나 위험한 짓인지 곧 알게 되죠.
브라이언 콕스의 연기가 진짜 압도적이에요. 지하실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공포 영화 팬이라면 꼭 봐야 해요. 진짜로...
호박 속에서 뭔가 나오는 장면은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에요. 그날 밤 잠들기 전까지 계속 그 장면이 머릿속에 맴돌았거든요.
샘, 할로윈의 수호자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샘(Sam)이에요.
마대 자루 뒤집어쓰고 오렌지색 파자마 입은 이 작은 애가 모든 에피소드에 등장하면서 할로윈 규칙 지키는지 감시해요.
처음엔 그냥 귀여운 마스코트인 줄 알았어요! 근데 보면 볼수록 샘은 할로윈 그 자체를 상징하는 존재더라고요.
착하지도 나쁘지도 않아요. 그냥 할로윈 규칙을 강제할 뿐이죠.
샘 디자인도 정말 독특해요. 마대 자루 속 얼굴 처음 나올 때... 와, 진짜 충격이었어요...
기괴하면서도 어딘가 슬픈 느낌? 그 얼굴은 못 잊어요.
작년 할로윈 때 샘 피규어 하나 샀거든요. 책상에 놓고 있는데 친구들이 와서 그게 뭐냐고 물어볼 때마다 이 영화 추천하고 있어요. 아직까지 안 본 친구 없을걸요? ㅋㅋ
할로윈의 규칙들
이 영화는 할로윈의 전통이랑 규칙을 중심 테마로 삼아요. 영화 속에 나오는 규칙들이 몇 가지 있는데요.
첫째, 할로윈 캔디는 꼭 나눠줘야 한다.
에마가 이거 안 지켜서 일이 커지죠.
어렸을 때 우리도 사탕 안 주는 집에 화장지 던지곤 했는데, 영화에선 그 대가가 훨씬 더 무서워요.
둘째, 잭 오 랜턴은 자정까지 켜놔야 한다.
스티브 에피소드가 이걸 다루죠. 호박 등이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악령 막는 부적이라는 거... 영화가 이걸 현실로 만들어버려요.
셋째, 할로윈 밤엔 아무도 믿지 마라.
모든 에피소드가 어떤 식으로든 배신이랑 반전을 담고 있어요. 겉보기랑 실제가 다르다는 게 할로윈의 본질이니까요.
넷째, 할로윈 전통을 존중해야 한다.
이게 모든 규칙의 근간이에요. 할로윈을 그냥 파티나 상업적 행사로 여기는 사람들한테 경고를 보내는 거죠.
숨겨진 디테일과 재관람의 즐거움
이 영화는 여러 번 봐야 진가를 알 수 있어요. 저는 지금까지 최소 7번은 본 것 같은데, 볼 때마다 새로운 걸 발견한답니다.
예를 들어서요, 한 에피소드 배경에 다른 에피소드 주인공이 지나가는 장면들이 있어요.
로렐이 파티장 가는 장면 뒤에 학교 괴담 아이들 보이고, 스티브가 집 들어가는 순간 에마가 뒷골목 지나가고...
이런 거 발견할 때마다 감독 치밀함에 감탄하게 돼요.
그리고 샘이 모든 장면에 숨어 있다는 거?
작년에 네 번째 볼 때 샘이 배경 집 창문에서 지켜보고 있는 장면 처음 발견했을 때 소름... 진짜 장난 아니었어요.
영화 분위기랑 연출
마이클 도허티 감독이 할로윈 축제 분위기랑 공포를 완벽하게 조화시켰어요.
화면은 온통 오렌지색이랑 검은색이고, 거리는 호박이랑 유령 장식으로 가득하죠.
저는 특히 이 영화 조명이 정말 맘에 들어요. 어둡긴 한데 완전 캄캄하진 않고, 호박 등 따뜻한 주황빛이 곳곳에 흘러요.
이게 동화 같은 느낌 주면서도 공포 분위기는 안 해치거든요. 사운드트랙도 좋아요. 전통 오케스트라 음악이 할로윈 고전적 느낌 살려주면서, 긴장되는 장면에선 심장 쫄깃하게 만들어요. 메인 테마곡은 제 할로윈 플레이리스트에 매년 들어가 있어요.
트릭 어 트릿과 함께하는 할로윈
이 영화 보고 나서 할로윈 보는 관점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그냥 사탕 받고 파티하는 날이 아니라, 오래된 전통이랑 규칙이 살아 숨 쉬는 밤이라는 걸 느끼게 됐달까요.
작년 할로윈 당일엔 친구들 집에 초대해서 이 영화 같이 봤는데요,
호박 파이 만들고, 잭 오 랜턴 새기고, 오렌지색 양초 켜놓고 영화 틀었죠.
친구들도 진짜 재밌어했고,끝나고 나서 한참 동안 숨겨진 디테일들 얘기했어요.
올해도 10월 31일엔 다시 볼 거예요. 어쩌면 또 새로운 걸 발견할 수도 있겠죠!
그게 이 영화의 마법이에요.
누가 이 영화를 봐야 할까
할로윈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
이 영화는 할로윈 그 자체에 대한 러브레터예요. 할로윈 전통, 분위기, 의미를 이렇게 완벽하게 담은 영화는 없어요. 진짜로.
반전 좋아하는 사람들.
각 에피소드마다 예상 못한 반전 있어서 지루할 틈이 없어요.
여러 번 보는 영화 좋아하는 사람들.
숨겨진 디테일이랑 연결고리가 많아서 볼 때마다 새로운 발견 있어요.
극단적으로 무서운 건 싫은데 공포 영화는 보고 싶은 사람들.
공포 요소 있긴 한데 점프 스케어보다는 분위기랑 긴장감으로 승부하는 영화거든요.
다만 폭력적인 장면이 좀 있어서 19세 관람가예요. 참고하세요.
마치며
트릭 어 트릿은 그냥 공포 영화가 아니에요.
할로윈이라는 축제의 본질, 전통 존중하는 것의 중요성, 겉모습 뒤에 숨겨진 진실... 이런 걸 다루는 영리한 작품이죠.
이 영화 본 후로 저는 할로윈 밤에 호박 등 안 꺼요. 그리고 방문하는 아이들한테 항상 사탕 준비해둬요.
혹시 모르잖아요, 마대 자루 쓴 작은 존재가 지켜보고 있을지.
물론 농담이지만... 이 영화는 그런 즐거운 상상하게 만들어요.
올해 할로윈에 뭐 볼지 고민 중이시면 트릭 어 트릿 강추해요!
호박 파이나 사탕 준비하고, 잭 오 랜턴 켜두고, 할로윈 마법에 빠져보세요.
그리고 영화 끝나고도 자정까지는 꼭 등불 켜두시고요.
해피 할로윈, 그리고 샘을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