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코랄라인 리뷰 - 방심했다간 큰코다치는 섬뜩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by jjjeongmile 2025. 10. 26.

출처 : IMDb (Coraline)

 

애니메이션이라고 방심했다가 큰코 다쳤습니다... 코랄라인(Coraline)이요.

케이블 채널에서 우연히 틀었다가... 그날 밤 불 켜고 잤거든요...

애니메이션인데 왜 이렇게 무섭지? 하면서도 끝까지 봤던 기억이 생생해요.

 

처음엔 그냥 팀 버튼 스타일의 귀여운 애니메이션인 줄 알았어요.

근데 보면 볼수록 이건... 완전 다른 거더라고요?

지금까지 최소 5번은 본 것 같은데, 볼 때마다 새로운 섬뜩함이 느껴지는 영화예요.

코랄라인, 이게 정말 애니메이션이야?

헨리 셀릭 감독이 만든 2009년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에요. 닐 게이먼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고요.

근데 '애니메이션'이라는 단어가 주는 선입견을 완전히 깨버리는 작품이에요.

 

러닝타임은 100분 정도로 딱 적당하죠?

영화를 처음 보던 날, 러닝타임 내내 눈을 뗄 수가 없었답니다.

스톱모션 특유의 움직임이 주는 묘한 불편함이 영화 전체에 흐르는 불안감을 완벽하게 표현하거든요.

 

처음 봤을 때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버튼 눈이었어요.

사람 눈 대신 단추가 달린 캐릭터들...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에요.

그날 밤 잠들기 전까지 계속 그 이미지가 머릿속에 맴돌았어요.

평범한 이사, 평범하지 않은 발견!

주인공 코랄라인은 부모님과 함께 핑크 팰리스 아파트로 이사 와요.

새 집, 새 학교, 새 친구... 근데 부모님은 일에 바빠서 코랄라인한테 관심이 없죠.

왜 어렸을 때 이사 가면 괜히 외롭잖아요?

저도 유치원 때 이사 초반에 친구 없이 혼자 놀았던 기억이 나더라고요.

코랄라인도 그래요. 지루하고 외로운 나날들의 반복이죠.

 

그러던 어느 날 벽에서 작은 문을 발견해요.

열쇠로 열어보니... 벽돌로 막혀 있어요. 실망스럽죠. 근데 밤에 다시 열어보면?!

거기엔 터널이 있어요.

형형색색 빛나는 긴 터널을 지나면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지죠.

완벽해 보이는 세계, 하지만...

터널 너머 세계는 완벽해요. 너무 완벽했습니다.

엄마는 코랄라인에게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주고, 아빠는 신나게 정원을 가꿨어요.

집은 화려하고, 모든 게 코랄라인을 위한 것처럼 보여요.

 

근데 한 가지. 딱 한 가지만 다른데... 그들의 눈이 버튼이에요.

처음엔 조금 이상했지만 뭐... 괜찮아 보여요. 오히려 현실 세계보다 훨씬 좋았죠.

사실 저도 처음 봤을 때 "이거 뭐 나쁜 거 아니잖아?" 했거든요.

 

근데 다른 엄마(Other Mother)가 말해요.

"여기 영원히 살고 싶으면 네 눈도 버튼으로 바꿔야 해."

 

그 순간... 아, 이거구나. 소름 돋았어요.

버튼 눈의 공포

버튼 눈이라는 설정이 왜 이렇게 무서운지 아세요?
눈은 영혼의 창이잖아요. 감정을 읽고, 진심을 느끼는 곳이죠.

근데 그걸 버튼으로 바꾼다는 건... 영혼을 포기한다는 거예요.
곧 자기 자신을 잃게되는 거죠.


영화 중반부에 유령 아이들이 나와요.

버튼 눈을 단 채로 갇혀버린 아이들.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정말 섬뜩했어요.

완벽해 보이는 세계의 대가가 이렇게 크다니...


다른 엄마가 진짜 정체를 드러낼 때... 그 거미 같은 모습...

와... 진짜 애니메이션 맞나 싶었어요.

 

작년에 다시 봤을 때도 여전히 무섭더라구요...

스톱모션의 마법

이 영화의 진짜 매력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에요.

한 프레임 한 프레임 수작업으로 만들어졌는데요, 인형을 조금씩 움직이면서 찍은 수많은 사진들... 그걸 이어 붙여서 만든 거죠.

제작진이 4년 동안 매달렸다고 하죠.
CG로는 절대 표현할 수 없는 독특한 감성이 있어요.

움직임이 완벽하게 부드럽지 않아서 오히려 더 불안하고, 더 섬뜩하고, 그게 또 영화의 분위기랑 완벽하게 맞아 떨어져요.

특히 정원 장면이 정말 아름다운데요, 밤에 빛나는 꽃들, 반짝이는 나비들...

근데 그 아름다움 속에 뭔가 이상한 느낌이 깔려 있어요. 뭔가 불편한 아름다움이랄까요?


작년에는 메이킹 영상 봤는데요, 진짜 대단하더라고요.
작은 인형 하나하나에 들어간 정성이... 예술 작품 그 자체였어요, 진짜.

숨겨진 디테일들

코랄라인은 진짜... 여러 번 봐야 해요.

한 번 보면 스토리만 따라가느라 바쁘거든요?
근데 두 번째, 세 번째 보면 숨겨진 디테일들이 보이기 시작해요.


예를 들어서요, 현실 세계와 다른 세계의 색감 차이가 있어요.

현실은 칙칙하고 회색빛인데, 다른 세계는 형형색색 화려하죠.
근데 그 화려함이 점점 변해가는 걸 보면... 섬뜩해요.


그리고 다른 엄마가 코랄라인을 조종하려는 시도들이 곳곳에 숨어 있어요.

처음엔 못 봤는데 다시 보니까 "아, 여기서부터 이미...", "어?"하는 순간들이 많아요.


두 세계를 자유롭게 오가는 유일한 존재, 고양이 캐릭터도 재밌어요.

이 고양이가 하는 말들이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힌트예요.
세 번째 볼 때 고양이 대사에 집중했는데, 또 완전 새로운 영화처럼 느껴지더라고요.

부모와 자식, 그리고 사랑

영화에 대해 리뷰하다보니 무서운 애니메이션만 강조한것 같은데, 단순히 무서운 애니메이션만은 아니에요!
그 안에 깊은 메시지가 담겨 있거든요.


코랄라인은 부모님이 자기한테 관심 없다고 생각해요.
바쁘고, 피곤하고, 짜증나 하는 부모님... 어린 코랄라인에게 그건 사랑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죠.

그래서 완벽한 부모를 만들어주는 다른 엄마가 처음엔 좋아 보여요.
내가 원하는 걸 다 들어주고, 맛있는 음식 만들어주고, 항상 웃고...


근데 그게 진짜 사랑일까요?

진짜 부모님은 완벽하지 않아요. 피곤해하고, 때로는 짜증도 내고. 근데 그게 진짜거든요. 진심이고, 진짜 사랑이에요.

영화 보고 나서 부모님한테 전화했어요.
그냥... 안부 물어보고 싶더라고요. 영화가 그런 생각을 들게 만들어요.

누가 이 영화를 봐야 할까

애니메이션 편견 없는 사람들.
애니메이션=어린이용이라는 생각 버리세요. 이 영화는 오히려 어른이 봐야 더 많은 걸 느껴요.

독특한 영상미 좋아하는 사람들.
스톱모션 특유의 질감이랑 움직임이 정말 매력적이에요. 예술 영화 좋아하시면 강추!


섬뜩한 분위기 즐기는 사람들.

무섭지만 피 튀기는 그런 공포는 아니에요. 불안하고 섬뜩한 분위기의 공포죠. 심리적 공포 좋아하시면 딱이에요.


여러 번 보는 영화 좋아하는 사람들.

볼 때마다 새로운 디테일 발견하는 재미가 있어요.

다만 정말 어린 아이들한테는 무서울 수 있겠더라구요.
초등 저학년은 좀... 트라우마 생길 수도 있어서 비추천! 초등 고학년 이상부터 추천이요!

헨리 셀릭, 그는 누구?

감독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네요. 헨리 셀릭이요.

이 사람이 <크리스마스의 악몽>도 만든 거 아시나요?

팀 버튼이 원안이긴 하지만 실제로 만든 건 헨리 셀릭이에요. 스톱모션의 장인이죠.

그의 작품들엔 공통점이 있어요. 어둡지만 아름답고, 무섭지만 따뜻해요. 모순적인 감정들이 공존하죠.

코랄라인도 그래요. 보는 내내 불안한데, 끝나고 나면 뭔가 위로받은 느낌? 이상하게 힐링되는 공포 영화예요.

사운드트랙과 분위기

음악도 정말 좋아요. 브루노 쿨레가 만든 사운드트랙인데, 오르골 소리 같기도 하고, 으스스하기도 하고...

특히 다른 세계로 넘어갈 때 나오는 음악... 환상적이면서도 불안해요. 딱 영화 분위기랑 맞아떨어져요.

코랄라인이 부르는 노래도 귀에 쏙쏙 들어와요. 작년에 다시 봤을 때도 여전히 흥얼거리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소리 디테일이 장난 아니에요. 버튼 구르는 소리, 바느질하는 소리, 문 여닫는 소리... 하나하나가 다 의미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코랄라인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추가 꿀팁으로 이어폰 끼고 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3D로 봤다면 더 좋았을 텐데

이 영화가 원래 3D로 개봉했다는 거 아셨나요?

스톱모션인데 3D로 만든 거예요. 당시엔 정말 혁신적이었대요.

저는 아쉽게도 케이블에서 2D로 봤는데...

3D로 봤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특히 터널 지나가는 장면이랑 정원 장면 3D로 보면 진짜 환상적일 것 같아요.

3D로 재개봉한다면 꼭 보러 가고 싶은 작품이에요. 큰 화면으로 보면 디테일이 더 잘 보일 것 같거든요.

원작 소설과의 차이

닐 게이먼의 원작 소설도 읽어봤어요. 영화 보고 너무 좋아서 찾아 읽었거든요.

소설도 정말 좋은데요, 영화랑은 좀 다르더라고요.

영화가 좀 더 시각적이고 화려하게 표현했어요. 그리고 고양이의 역할이 영화에서 더 크답니다.

 

근데... 둘 다 봐야 해요.

소설은 코랄라인의 내면 묘사가 더 깊고, 영화는 시각적 표현이 압도적이거든요. 서로 보완해주는 느낌이랄까요?

확실히 소설을 읽고 영화를 다시 보니까 또 다르더라고요.

"아, 이 장면이 소설의 이 부분이었구나" 하면서 연결되는 재미가 있어요.

앞서 리뷰한 <트릭 어 트릿>과 비교하면

같은 할로윈 시즌에 어울리는 영화지만 분위기는 완전 달라요.

직전에 리뷰한 트릭 어 트릿이 여러 이야기를 담은 옴니버스라면, 코랄라인은 한 소녀의 여정을 따라가는 영화예요.

트릭 어 트릿이 좀 더 직접적인 공포라면, 코랄라인은 심리적이고 은유적인 공포랄까요?


근데 공통점도 있어요!
둘 다 독특한 비주얼을 가지고 있고, 여러 번 볼수록 새로운 걸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에요.
그리고 둘 다 할로윈 시즌에 보면 딱 좋은 작품이라는 점도요.
저는 할로윈 주간에 트릭 어 트릿 보고, 그 다음주에 코랄라인을 보는 게 루틴이 됐어요.

완전 다른 맛의 공포를 즐길 수 있거든요.

마치며

코랄라인은 제게 애니메이션에 대한 편견을 깨준 영화예요.

애니메이션도 충분히 무섭고, 충분히 깊고, 충분히 어른스러울 수 있다는 걸 보여줬죠.

그리고 완벽한 척하는 거짓보다, 불완전하지만 진실한 게 더 아름답다는 걸 알려줬어요.


혹시 아직 안 보셨다면 꼭 보세요. 특히 10월 같은 으스스한 계절에 보면 딱 좋아요.
팝콘 껴안고, 따뜻한 차 마시면서 보는 코랄라인이란... 정말 완벽합니다.


그리고 혹시 이미 보신 분이라면 다시 보세요! 두 번째 볼 때 더 재밌어요. 세 번째는 더 재밌고요!

저는 다음주에 또 볼 거예요... 어쩌면 또 새로운 디테일을 발견할 수도 있겠죠.


마지막으로 하나만 기억하세요.
아무리 완벽해 보이는 제안이라도, 눈을 버튼으로 바꾸자는 말에는 "NO"라고 하세요!


해피 할로윈, 그리고 버튼 눈을 조심하세요! 🎃